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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1일 (월) 17:15 [제 567 호]
‘인지상정’의 비애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정’때문에 허용
정책 바뀌는 첨예한 안건일 경우 파장 무시 못해

세상을 살면서 가장 많이 체감하게 되는 단어는 다름아닌 「인지상정」이 아닐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또 앞뒤 좌우를 따져봐도 합리적이 아닌 일도 상대방이 사정하고 읍소하면 한번쯤 눈감아주고 봐 줄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모른척하고, 끝까지 고집부리고, 절대 용납못하는 사람은 이른바 「사회적 왕따」가 될 수 도 있다.

이번 서대문구의회 임시회를 지켜보면서 선출직인 의원들은 물론 임명직인 공무원들조차 「소신껏」일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참 많겠다는 생각을 접을 수 없다.
재정건설위원회에서 장장 1시간 반을 논의한 「전국사회연대 규약동의안」은 처음에는 참석 위원 5명 중 3명이 보류의사를 밝혔다.

보류 의견을 밝힌 의원들의 의견을 집약해 보면 『협동조합의 지원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협의체 구성 동의안이 우리 서대문구 입장에서 그다지 급한 내용도 아니고 계획단계인 만큼 타구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함께 합류하자』는 의견이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단체 중 8개 단체만이 가입했고, 또 서울시와 사정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부분인 이 협의체 구성에 서대문구가 선두로 달릴 필요가 없다는 어느정도 일리있는 반대였다.
단 반대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새누리당 의원들이었던 반면, 그냥 이번에는 통과시키고 예산이 필요할 경우 의회가 다시 논의하자고 설득하는 쪽은 민주통합당 의원들이었다는 모양새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업무를 맡은 경제발전기획단은 『반드시 이번에 통과해야 한다. 시작단계부터 합류해야 늦지 않는다』는 등  시급함을 시종일관 주장했고, 결국 토의중인 위원들을 일일이 만나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해당과가 이렇듯 강력한 의사를 밝힌 것은 아마도 연내 협동조합 100개를 만들겠다는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와 이를 반영해 25일 구청장과 함께 협동조합의 선두국가인 이탈리아 볼로냐로 떠나게 되는 해외연수 일정도 감안됐으리라.

해당과장은 물론 국장까지 읍소하며 『나를 믿고 통과시켜 달라』고 하니 여기서도 「인지상정」 통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끝까지 내켜하지 않는 위원도 있었으나 다수결 원칙이니, 혼자 반대한다고 어찌 해볼수도 없는 일이었다.

상황상 정황상 이해가 가는 결과 였으나 한편으론 우려도 적지 않다.
구민의 예산을 낭비하는 일도, 또 일부에 피해가 가는 일도 아닌 상황이었으니 망정이지 양보하면 정책이 뒤바뀌는 첨예한 안건일 경우에도 또다시 「인지상정」이 허용되고, 소신껏 발언하기 힘들어 진다면 추후에는 큰 타격이 돼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의회는 주민의 선택을 받은 공인들의 활동무대다.

인지상정도 좋지만 그에 앞서 주민의 입장을 고려하고, 주민의 마음을 읽어 굽히지 않는 소신도 필요하다. 그래야 1년뒤 또다시 주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옥현영 기자>

ⓒ sdmnews 옥현영 기자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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