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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7일 (수) 18:54 [제 932 호]
홍대선원 저스트비(JustBe) “Fell Free 하고 싶다면 누구든 오세요”

무한경쟁속 지친 청년들에게 ‘나’를 찾는 공간으로 자리
1년5개월새 6000명이 찾는 ‘힙’한 명상 불교선원
준한스님 "창천동 골목의 품격 바꿨다" 칭찬에 감사

△저스트비 홍대선원을 만든 준한스님. 미국 유학중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고, 27세에 출가했다.
△1층 카페, 스텝과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한다.
△법당 모습이다. 법회와 강좌가 진행되는 공간
△지하 1층 공양간
△옥상에는 텃밭을 만들 준비가 진행중이다.
홍대와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둔 창천동 홍대선원 저스트비(JustBe)는 불교가 종교의 공간이 아닌 수행의 공간임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명상 불교 선원이자 게스트하우스다.
저스트비가 문을 연지는 1년 5개월에 불과하지만 벌써 6000명의 국내외 청년들이 이 곳을 다녀갔다. 그 중 40% 정도는 외국인이고, 60%는 내국인으로 20대부터 40대까지의 청년이 대부분이다.

저스트비 선원의 준한 스님(1976년생)은 중학교를 졸업 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건축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장학금을 받을 만큼 성적도 좋았고, 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났던 준한스님은 청춘의 절정기에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말한다.

27살의 나이에 출가한 준한스님은 해인사 강원과 율원에서 6년간 공부했고 1년 반에 걸쳐 중국의 심천·광저우·운남·사천·샹그릴라·티베트, 네팔 카트만두·포칼라·안나푸르나·룸비니, 인도 부다가야·다람살라·라다크 등을 걸으며 구법순례를 다녀온 후 소백산 양백정사에서 1000일간 묵언수행을 마쳤다. 지금도 준한스님은 소백산 양백정사와 주석사를 찾아 마음의 번뇌를 씻고 충전하는 수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의 저스트비의 문을 열게된 것은 2021년.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게스트 하우스 건물주인 불자(佛子)가 스님을 찾아 도움을 청하면서 였다. 양백정사에서 천일기도를 드리던 준한스님은 건물을 보지도 않고 주소만 확인 한 뒤 덜컥 계약을 했다. 신촌에서 태어나 자랐던 기억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수행은 대중 속에서 이뤄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홍대와 인접한 저스트비 홍대선원은 젊음이 모이는 거리이자, 외국인들이 많은 찾는 곳이어서 기존의 게스트 하우스의 방을 대폭 줄이고, 법당과 카페를 만들어 지금의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저스트비의 인테리어 공사는 건축을 전공한 준한 스님이 직접 맡아서 했다. 리모델링이었지만 전공을 살려 실전에서 해본 첫 공사였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이 됐다는 미국인 스텝 샘은 유창한 한국어로 저스트비 공간을 소개한다. 한국어 공부는 2년쯤 했고, 지금은 워킹 홀리데이를 위해 저스트비에서 스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를 따라 간 저스트비의 지하는 공양간, 1층은 카페, 2층과 3층은 게스트 하우스와 스텝들의 숙소, 4층은 스텝 사무실, 5층은 법당으로 꾸몄다. 옥상은 공양을 위한 다양한 채식과 꽃나무 등을 심는 텃밭으로 활용하고 있다. 옥상에 정자를 꾸미면 좋겠다고 얘기하자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친다. 물론 정자를 잘 몰라 사진을 보여주긴 했다. 

한달 임대료만 1500만원이지만 그간 저스트비에 자율적으로 매달 기부에 참여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충당해 나가고 있다.
『홍대선원에서 1년반 가까이 지내면서 목탁을 치거나 불경을 크게 읽는 법회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웃과 잘 지내며 선한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번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지요』

준한 스님은 창천동 저스트비 주변에 15개 종교가 각각의 신도들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한다. 대부분 반세기 이전부터 시작된 종교들이지만, 그 중 조계종 불교선원은 처음창천동에 입성한 셈이다.
준환스님은 저스티비 주변으로 다양한 종교가 모여있는 이유에 대해 주변이 평지이지만 창천동은 약간 언덕이어서 종교적인 성지의 기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적인 차원에서 성지체험 공간으로 조성해 모든 종교가 하나로 화합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경영전공자로서의 막연한 기대도 해본다.

가장 기쁜 경험은 『다른 종교를 믿으시는 어르신 한 분이 홍대선원이 생긴 뒤 골목의 품격이 달라졌다며 칭찬하실 때였다』면서 『종교는 유일신을 믿고 구원받는 절대적 가치를 전파하고 있지만, 불교는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과 같은 수행의 길이자 도』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저스트비는 도심 속 템플스테이로, 명상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로, 외국인과 젊은 층에는 힙한 절로 알려져 있다.

이 곳에서는 채식을 하고 요가와 명상을 통해 목적을 위해 달리는 방법만 배웠던 젊은 청년들에게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깨닫는 시간을 선물한다. 그냥 「Fell Free」하면 되는 공간에 매력을 느낀 자원봉사자 스텝들이 하나둘 선원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13명의 스텝과 5명의 가이드, 그리고 8명의 스님들이 저스트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저스트비는 엘리트의 집합소가 됐어요, 카이스트, 서울대 연대생 들 뿐 아니라 능력이 뛰어난 청년들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고, 동시에 스스로 마음의 힘을 키워서 확장성을 실현해내는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점은 보람입니다』
준한 스님은 저스트비와 유사한 명상 템플스테이 선원을 짓고 싶다는 제안을 여러 곳에서 받고 있다.  최근에는 민속촌과 에버렌드가 있어 한 해 외국인만 1000만명이 찾는다는 용인시와 맨하턴,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저스트비는 명상, 참선 태극권, 좌선, 다도, 드로잉 등 다양한 강좌도 운영중이다. 이 중 무료로 운영하는 강좌도 있고, 클래스당 2~3만원을 받는 수업도 있다.
저스트비의 모든 운영은 스텝으로 참여중인 청년들이 맡는다. 

『초기에는 무료봉사로 시작했지만, 차츰차츰 현실화 된 급여를 지급해갈 계획이에요. 저스트비가 세계 속으로 진출할 때도 함께 일하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준한스님은 『어른이 공경받을 수 있으려면 어린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품어주고 이해해야 해요. 먼저 너그러워지면, 자연히 공경은 따라옵니다』 
그래서 저스트비가 청년들만 모이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의 어르신들과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준한 스님은 『지금 내 주변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길이 없다』고 말한다. 모든 문제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만큼 나를 들여다 보고 수행하고, 그 안에서 힘을 얻는 일이 가장 우선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이 어디 쉬운가?
달마대사는 혈맥론에서 심심심난가심(心心難可尋)이라 하지 않았나? 내 속에 있지만 마음을 보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저스트 비는 그런 「나」 스스로가 마음을 들여다 볼수 있는 명상과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도심속의 도량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옥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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