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첫 주상복합건물이자 서대문의 펜트하우스로 손꼽혔던 유진맨션과 인왕시장 일대가 「홍제지구중심」을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서대문구는 지난 11월 21일 홍제동 하하호호홍제마을활력소에서 열린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사업 설명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알렸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관 주도가 아닌 주민의 이해와 소통을 기반으로 정비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홍제천 하천위에 지어진 유진맨션은 주상복합 건축물로, 1990년대 내부순환로가 건설되면서 주거동 일부(B동 4∼5층)가 철거됐다. 「유진맨션」이 지어지던 1970년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로 1968년의 김신조 사태,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등 잇 따른 북한의 침투로 안보가 중대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었다. 유진맨션이 들어선 곳은 북한군이 구파발을 뚫고 남하할 경우 이를 저지해야 하는 수도권 방어선에 속한 곳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유진상가는 군사 시설물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층 가로변에 세워진 거대한 기둥(필로티)이 대표적인 예인데 유사시 아군 전차의 진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기둥의 간격도 제법 넓어서 전차가 몸을 숨기기 안성맞춤으로 설계됐다. 또 기둥을 부술 경우 아파트가 넘어지면서 거대한 장애물이 되도록 했다. 세대별 분양 면적이 다른 상가 아파트에 비해 넓어 최소 33평, 최고 68평에 달했고, 주거동에 유진맨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맨션」은고 급 아파트에 붙였던 이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이 곳이 얼마나 고급주택이었는지는 알 수 있다. 실제 당시 유진맨션의 입주자중 상당수는 청 와대와 법조계의 고위직이었거나 유명인들이었다. 이 곳의 재개발사업은 2010년 「홍제1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개발이 추진됐지만 주민 갈등으로 구역이 해제됐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개발 방식이 시도됐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이성헌 구청장 취임 후 서대문구는 올해 들어 전담팀을 구성해 사업 정보 창구를 구청으로 일원화하고 「토지 등 소유자」에게 사업 관련 정보를 상시 제공했다. 또한 주민과의 개별 및 단체 면담과 설명회를 40여 차례 이상 열며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 갔다. 또 사업 방향에 대한 주민 의견을 조사하고 실현 가능한 최적의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개발 사업 방식을 비교 분석했다.
서대문구는 지난 6월 「제3차 주민과의 소통의 장」에서 주민이 직접 선택한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사업」 방식으로 홍제지구중심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반영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 높은 사업계획안을 마련했으며 높은 동의를 얻어 서울시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 선정위원회는 지역의 개발 필요성과 주민의 높은 사업 의지(동의율 74.1%) 등을 평가해 대상지로 결정했다. 서대문구 홍제지구중심이 서울시의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홍제천 복원을 통해 시민 여가공간 제공과 수변감성도시 및 서북권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발판된 셈이다.
구는 2024년 「홍제지구중심 역세권 활성화 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서울시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홍제지구중심의 특성에 부합하고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개발안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옥현영 기자> |
2023년 12월 11일 (월) 19:50 [제 921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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