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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8일 (월) 17:27 [제 850 호]
왜 지역신문은 홍보만 하는가?

고군분투한 30년 단순한 평가로 몰아가서는 안돼
서울속 지역신문, 어려움 속 지역골목의 역사 기록해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할 즈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O뉴스의 시민기자라고 소개한 그는 신문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며 말을 꺼냈다.
가끔 신문기사를 보고 추가 취재를 하거나 취재원의 연락처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던 터라 예전과 같이 해답을 찾아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질문 대상은 바로 나였다. 843호와 845호를 거론하며 정치인과 시의원 구의원들의 홍보기사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뒤이어 왜 취재원을 밝혀야 하는 기명기사는 없으며, 기사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느냐는 뭐 그런 질책성 질문들이 이어졌다.
전화를 받던 나는  결론을 내 놓고 질문을 하는 것인지를 묻고 그가 지적한 신문들을 직접 펼쳐놓고 어느 기사가 정치인의 홍보였는지 되물었다.

그는 각 동의 주민자치위원들이 총회를 했다는 기사와 마봄협의체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했던 기사들도 죄다 홍보성 기사로 지적했다.
뿐만아니라 서대문보건소가 보건증을 다시 발급하기로 했다는 기사에 대해서도 구청장을 홍보하는 기사가 아니냐고 물었다.

서대문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에는 지역의 소소한 모임들이나 행사를 대부분 직접 취재해 기사로 작성했었다. 기자들에게도 꼭 현장에 나가 사람을 만날 것이 기본 방침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2년. 행사도 사라지고,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다. 그나마 좀 되던 식당들도 문을 닫고, 조금씩 나오던 지역 광고들도 줄었다, 기자들의 급여도 챙기기 힘들 만큼 어려워졌다. 하필 이럴 때 걸려온 전화여서 나는 더 열심히 대답했는지도 모르겠다.

시민기자의 질문에 지면별로 나눠 설명을 했다. 취재를 하는 입장일때도 취재원이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면 그의 말을 충분히 실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오해했던 부분이 풀렸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각 동별 주민총회나 마봄협의체 기사들은 주민이 주최가 돼서 활동하는 봉사 내지는 주민중심의 활동들이고, 그런 활동을 중앙언론이 관심있게 다뤄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지역신문들에겐 소중한 기사일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시의원과 구의원의 기사를 일부라도 다루는 이유는 그들이 주민이 뽑은 주민의 대표이기에 얼마나 일을 하고 있는지 주민들이 판단하라는 정보전달을 위해서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 시간 가까이 통화가 이어지면서 그는 『서대문과 마포 은평의 등 구청 로비에 진열된 20여개 신문을 보며 일부 언론에 전화를 걸었지만, 나처럼 답변하는 기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을 홍보하는 지역신문이기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말도 틀리지는 않다. 그런 홍보들이 지역의 역사를 기록해 남기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속에 행정이나 지방의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도 함께여야 할 것이다.

지역신문의 한계와 문제점은 분명히 있다. 기자도 없는 1인 신문들이 많고, 그나마 기자를 뽑고 싶지만, 지원하는 사람도 찾기 어렵다. 또 편의점 알바구하듯 쉽게 직원을 뽑을수 없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언론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지역신문기자란 한달 두달 가르쳐서 되는 일이 아니다 보니 1년 2년 공을 들여도 좋은 기자를 만들기 어렵다.
특히나 지방이 아닌 서울의 지역언론의 열악함은 30년간 지역언론을 해 온 풀뿌리 언론들은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힘든 종이신문을 아직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속한 지역의 정치인을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 점을 간과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일부 되는대로, 지면을 채우기 위해서 받아쓰고 베껴쓰는 종이 신문들이 없다고 말은 할 수 없다. 그러나 그건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인터넷 언론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조회수 높은 기사들을 받아 쓰고, 자극적으로 제목을 뽑아낸 후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들이 차고 넘치며, 개인방송을 하는 수많은 매체들까지 1인 언론으로 친다면 셀 수도 없는 책임지지 못할 뉴스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나마 종이신문들은 매호 마감하는 그 순간 자신의 영혼은 아니더라고 시간과 돈을 갈아넣으며 한호 한호를 만들어 내고, 그 신문 한 장이 내가 속한 지역에, 내가 사는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역신문이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였다.

지방자치 30년. 서울의 지역신문은 어찌보면 언론의 가장 외곽에서 소소한 지역의 일상을 담아왔던 신문이었다. 그들이 써내려간 기사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역사적 기록이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종이신문을 이어가고, 함께하고, 성장시킬 환경이나 시스템이나 세대가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가을달이 유난히 아름다운, 슬픈 2021년 가을이다.
ⓒ sdmnews 옥 현 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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