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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02일 (금) 12:12 [제 731 호]
왜 서대문은 정체됐고 그 대안은 무엇인가?

도심과 접근성 높던 서대문, 베드타운 강점 사라져
주거지와 산업지역, 마땅한 산업기반 부존재

△박운기 시의원
서울 서북권의 중심지였던 서대문이 이제 은평·마포구보다 뒤처지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한때 최고의 상권이었던 신촌과 이대가 홍대에 밀리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연신내와 구파발로 나강 한다. 합정역을 비롯한 마포의 주요 주거지는 젊은 층이 선망하는 도심의 신흥주거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은평뉴타운은 쾌적한 자연환경을 가진 친환경주거공간으로 은퇴자나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몰려든다.

반면 서대문은 남북가좌동의 일부 뉴타운을 제외하고 홍제·홍은·북가좌·북아현동 심지어 연희동의 상당 부분이 노후한 저층주거지로 쇠락하고 있다.
종로, 시청, 서울역 등의 도심과 가깝고 안산, 인왕산, 홍제천 등의 자연환경을 가진 우리 서대문은 왜 정체됐고 대안은 무엇인가? 우리 동네는 주로 주거지와 상업지역으로 마땅한 산업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일자리가 부족한 도심 배후의 베드타운이다. 베드타운으로서 서대문이 가진 강점은 도심과의 접근성이 높다는 것과 관내 대학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장점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라졌다. 우선, 서울시의 새로운 교통인프라의 개발(예를 들어, 통일로의 버스전용차로, 6호선 신설)로 인해 마포와 은평의 도심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또 그동안 이 지역에 미(저)개발돼 있던 토지에 서울시가 적극적인 투자를 했고 이에 따라 생활인프라가 대폭 개선됐다. 이에 따라 굳이 더 비싼 돈을 주고 서대문의 낡은 주택에 살려고 하지 않고 거리는 좀 멀지만 보다 쾌적한 마포와 은평으로 사람들이 떠나게 된다. 둘째, 여러 명문대가 존재했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대학은 지역사회와 연계하지 못하고 섬처럼 존재했고 때로는 서로 갈등하고 대립했다. 단순히 세입자와 소비자로서만 대학생을 인식했지 대학이 가진 다양한 인적, 물적자본을 동네와 연결하여 지역발전의 마중물로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대학들은 캠퍼스를 자체 개발하여 지역상권을 위축시키거나 심지어 캠퍼스의 일부(예를 들어, 연세대 송도캠퍼스)를 옮기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저출산으로 인해 대학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크다. 지방대의 폐교 사태에서 확인되듯 이는 지역사회에 직격탄을 날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이다. 첫째, 주거환경을 대폭 개선하여 살기 좋은 매력적인 주거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청년, 젊은 부부, 은퇴자 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서대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재개발과 도시재생을 적절히 혼용하여 주거환경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재개발을 원하는 동네는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반면에 개발이 어렵고 재생사업을 통해 충분히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적극적으로 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서대문은 개발은 더디고 재생은 서울시만 바라보는 소극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보다 적극적인 행정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업이 멈춘 홍제재정비촉진지구 등은 서울시, SH공사 등을 끌어들여 공공예산을 투입하여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은평뉴타운, 마곡지구, 창동상계 개발 등 이미 서울시는 여러 번 막대한 공공예산을 투입하여 지역개발을 추진한 역사가 있다. SH공사는 스스로 공공개발자가 되겠다고 선언을 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발굴하여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도 서울시의 공모사업만 바라보고 있으면 안 된다. 불편하고 노후한 주거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구 예산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법제도상 근린재생형, 즉 주거지 재생사업은 구청에서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 재개발이 추진되기 어려운 홍제·홍은, 남·북가좌동 일부 주민들도 박탈감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한 명의 주민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가는 것, 그것이 리더와 행정이 할 일이다.       
  
둘째, 지역에서 동네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잠만 자는 서대문에서 벗어나 일이 있는 서대문으로 거듭나야 한다. 예를 들어, 마포의 홍대는 지금 단순히 상업지역이 아니라 문화산업, 출판업 등 전통적 산업거점으로 부상하고 있고 스타트업, 소셜벤처 등 새로운 산업의 실험공간이 되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서대문은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 등 엄청난 인적자본을 가지고 있다. 자치구와 대학,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적인 기업과 조직(협동조합, 비영리단체 등)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도시를 떠난 제조업이 돌아오고 있다. 또 새로운 제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먼저 준비한 지역이 이런 시대적 변화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서남권의 금천구, 동북권의 성동구 등이 이미 먼저 출발했다. 다행히 아직 서북권에는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급하다. 우리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 박운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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