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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홍제천의 봄
2017년 09월 29일 (금) 16:48 [제 718 호]
자치구 재정이 위험하다

지방세, 재산세, 등록면허세 자치단체 빈부 가르는 척도
고령화 인해 재정자립도 낮아지는 반면 복지대상자 늘어

△박운기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서대문2선거구)
어느덧 10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하겠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세계경제를 크게 위축시켰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통해 이미 한번 쓴 맛을 보았기에 상대적인 체감도는 낮았지만 2008년 위기는 미국과 유럽이라는 양대 경제 축을 뒤흔든 대사건이었다. 아마 서브프라임, PIGS(심각한 재정위기와 국가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스페인(Spain)을 뜻함) 등의 단어들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 국내언론이 특히 그리스의 국가부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했다. 주요 논조는 국민들의 인기를 얻기 위한 또는 복지의 무분별한 확대가 방만한 재정운용이 국가를 파산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하지만 지면상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많은 언론이 국가부채를 이야기하면서 국가재정의 위기가능성을 경고하지만 그러나 현재 국가재정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를 겪는 것이 바로 기초자치단체 재정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시에는 25개 기초자치단체, 즉 자치구가 있다. 재정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자치구 평균 재정자립도는 2017년 기준 31.1%에 불과하다. 서울시 재정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낫다고 하지만 이는 서울시청(81.3%)에 해당하는 것이며 자치구의 경우 매우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치구 간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중구와 강남구가 58%를 넘는 반면에 중간 정도인 서대문구는 절반 수준은 26.6%에 불과하며 중랑구, 관악구 등은 20%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

서대문구를 비롯한 어려운 자치구 입장에서는 쓸 돈도 부족하고 풍족한 다른 자치구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느끼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악화의 원인은 다각도로 설명할 수 있다. 일단 자치구가 거둘 수 있는 지방세가 재산세와 등록면허세로 절대적으로 적다. 이에 따라, 자체 재원의 비중이 적고 중앙정부와 서울시로부터 이전되는 재원의 비중이 크다. 2011년 조사에 따르면, 자치구 세입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4.8%에 불과하며 서울시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조정교부금과 보조금이 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서대문구 재정에서 서울시의 예산지원 비중이 크다는 것은 이전 호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둘째,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인구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복지대상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자립도는 점차 낮아지는 반면에 복지예산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10년간 복지예산이 1.4배 늘어나는 동안 재정자립도는 오히려 0.9% 낮아졌다.

우리 서대문구의 경우 고령화로 인해 노년부양비가 큰 상위 6개 자치구(종로구, 중구, 은평구, 강북구, 동대문구)에 포함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회간접자본, 소위 말하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치구 예산에서 SOC 비중은 2009년에 20%를 넘었지만 2014년에는 10%로 급감했다. 2014년 자료에 따르면, 서대문구의 경우 SOC예산비중이 적은 하위 6개 구(강서구, 금천구, 은평구, 성북구, 노원구)에 포함된다. 빈약한 재정을 가진 자치구의 인프라 투자라는 것은 결국 노후한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주민편의시설을 좀 더 늘리는 것인데 이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안전문제와 삶의 질 저하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복지예산을 줄일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복지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복지는 국민의 기본권이며 복지확대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다. 문제는 복지확대에 따른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부담은 자치구가 일방적으로 떠안는 구조가 지난 10년간 계속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낀 중앙정부의 예산이 잘 쓰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불필요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수한 개발사업에 낭비된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상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2008년 금융위기의 체감도가 낮았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청년들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시기였다는 점은 지적해야할 것 같다. 당시에 당장 채용이 급감했다. 경제상황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관이었던 것은 당시 이명박 정부가 고통분담을 외치며 대졸신규채용의 초임을 삭감하도록 했고 기업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는 것이다.

수 천 만원의 학자금대출을 안고 힘들게 취업문을 뚫고 들어온 청년들에게 국가와 기업, 기성세대는 고통을 분담하지 않고 전가했다. 오늘의 주제가 자치구 재정문제인만큼 더는 언급하지 않지만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고 반성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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