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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18일 (수) 10:41 [제 397 호]
홍제천의 봄(38)/홍제천의 봄

홍제천변 일본국화 벚꽃 즐비 격세지감
독립문과 대조 ‘무궁화 삼천리’는 어디로
△著者 우 원 상
△백련교와 홍연교 사이 안산은 가파른 경사면에 봄마다 잔잔한 소나무와 진달래꽃이 조화로운 풍경을 이루어 한 폭의 한국화와 같다. 이 곳에 폭포가 흐르는 풍경이 조성된다고 한다. 옛 모습은 잃고 인공적이기는 하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볼거리를 기대해 본다.
올봄은 이라크 「바그다그 전쟁의 봄」 뉴스를 타고 몰아치는 전황(戰況)에 휘말려 화창한 「서울의 봄」정서에 찬물을 끼얹었다.

먼 나라 전폭(戰爆)의 여진(餘震)이 이렇게까지 우리의 가슴과 생활에 강한 파동을 일으키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그래서 하나의 지구촌인가!
그래도 대자연의 섭리는 어김없이 우리 강산에 봄의 나래를 폈다. 우리 고장의 홍제천변에도 파릇파릇 봄기운이 솟아나고 내를 끼고 산줄기마다 진달래, 개나리를 앞세운 봄꽃들이 울긋불긋 아지랑이와 함께 안개처럼 피었다. 강남갔던 제비도 찾아들고 종달새를 비롯한 산새들의 응답하는 소리도 이골저골 분주하고 경쾌해졌다.

시정(市井)의 불경기 타령은 제쳐 두고, 왁자지껄 등교하는 아동들의 재잘거림도 마냥 귀엽게만 들린다.
봄 첫머리부터 감돈 전운(戰雲)으로 산란했던 인심도 한 숨 늦게 봄의 뒷자락을 붙잡고 아쉬워 한다. 홍제천의 근원지인 북한산(北漢山)은 봄의 설레임으로 많은 인파가 찾아들지만 오염에 찌든 산천이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어찌 옛 춘정(春情)의 깊은 멋이 일겠는가!

흐르는 시냇물은 마르고 세검정의 천연풀장(수영장)도 아득한 옛 추억일 뿐, 냇길 따라 내려오면서 홍지문(弘智門) 계곡의 인왕산 자락은 그런대로 진달래로 물들여져 옛 정서가 남아 있음에 반가움을 느낀다. 더 내려와서 백련교와 홍연교 사이는 안산 향방(向方)의 가파른 경사면(절벽)에 수놓은 잔잔한 소나무와 진달래꽃이 조화로운 풍경을 이루어 한 폭의 한국화를 감상한다. 어려서 백련사에 소풍갔다가 내려오는 길 바로 이 곳의 냇물에 발 담그고 도시락을 먹던 추억이 아스라하다. 버들피리 소리도 들릴만 하나 냇물소리와 함께 사라진지 오래다.

근래들어 홍제천변에도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 아파트군이 즐비하고 옛 봄의 정서가 사라져가는 자리를 일본의 나라꽃이라는 벗꽃이 내노란 듯이 차지해 가고 있음을 본다. 서대문의 상징 마크로 삼았던 「독립문」과 아주 대조적인 인상을 풍겨서 아이러니 하다. 오히려 우리나라 꽃 무궁화가 희귀한 편이다. 일제에서 광복 후 60년 가까이 애창해온 우리 「애국가」의 「무궁화 삼천리」는 어디로 갔나! 뜻없이 부른 공염불(空念佛)이었나?

그렇다 하더라도 홍제천변에 현대적 낭만이 새로이 생겨 희망차다. 순환고가도로가 냇줄기를 따라 굽이굽이 공중에 떠 있어 차량들이 줄지어 구름처럼 흐르고 있다. 그 경관(景觀) 또한 주야로 바뀌어서 황홀하다. 이 구비진 길다란 다리 밑 하상(河床)에는 육중한 교각이 줄지어 고가도로를 받치고 있어 어딘가 든든한 느낌도 든다.

냇가 양 옆 기슭에 만들어진 산책로 풍경은 참으로 새롭고 진기(珍奇)하다. 부지런히 걷는 사람, 마라톤 선수처럼 뛰는사람, 걸음마를 배우는 양 하는 노인들도 있고, 아동들의 놀이터 구실도 하고, 테니스장도 활기띠고 젊은 쌍쌍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고 힐끔힐끔 뒤를 돌아보며 자전거를 타는 젊은 사나이들,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안간힘을 쓰며 따라가는 예쁜 아가씨. 옆에서 보는 이들도 미소 짓는다. 길섶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참으로 흐뭇하고 싱그러운 풍속도가 펼쳐져 있다. 이 산책로는 구민(시민)들의 휴식처요 보건로(保健路)라 하겠다. 여기에 맑은 냇물이 흐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 유명한 파리의 세느강 보다도 우리는 수천년 물려온 제 고장의 맑은 냇물(홍제천)이 더 그립고 정겹다. 하루속히 냇물이 복원돼서 하동(河童)들이 뛰놀고 물찬 제비의 날렵한 비상(飛翔)을 봤으면 하는 꿈이 이루어질런지….

밤마다 맑은 물고기들이 모여 은하수같이 하늘을 가로지른 환상의 긴 다리를 올려다 보며 도란도란 전설같은 이야기를 속삭이는 환각(幻覺)에 사로잡혀 본다.
홍제천에 인연됐던 옛 님들의 넋이 봄의 꽃구름을 타고 산마루에 걸터앉아 마른내(乾川)를 내려다보고 한숨지으며 옛 냇물타령을 한다. 하루속히 홍제천을 되살려서 한많은 옛님들의 넋을 달래는 진혼(鎭魂)의 노래를 흐르게 하자!

시정(市井)이 안정을 되찾고 인정(人情)이 촉촉히 넘치고, 인심이 넉넉해져서 평화를 구가(謳歌)하리라.  
ⓒ sd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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