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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홍제천의 봄 > 쉬어가는 수필
2012년 07월 31일 (화) 11:21 [제 522 호]
그 자루를 함부로 열지 말게

욕심이 부른 고통스러운 깨우침 순간 참지 못한 욕망 버려야
△설산스님
도심에 나가면 어디서든 오디세우스라는 간판들과 마주칩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라는 말은 우리에게 친숙한가 봅니다. 오디세우스는 고대 그리스의 서사 시인인 호메로스의 희곡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입니다. 이러한 인물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오늘날 간판으로까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따름입니다.

물론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테지요. 오디세우스라 부르는 발음이 입에 착 달라붙고 입 속에 감기는 것이 우리말도 아니면서 새콤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니 외국것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가 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과연 오디세우스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지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오디세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서 승리한 뒤 병사들을 이끌고 고국에 돌아가지요. 이 섬 저 섬을 지나면서 오디세우스 일행은 승리의 자만심에 빠져 온갖 약탈과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폭풍우에 시달려야 했지요.

그러다 제우스와 여신인 칼립소를 만나는데,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감금하고 7년동안 데리고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갈 마음이 간절한 오디세우스 일행은 다시 배에 몸을 실었고,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를 만납니다. 오디세우스는 무릎을 꿇고 아이올로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고국으로 가는길에 풍랑을 만나 난처한 상황이니 제발 도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아이올로스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아이올로스는 일주일 동안 오디세우스와 그가 이끄는 병사들을 위해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 일행이 아이올로스의 섬을 떠나던 날, 오디세우스에게 자루 하나를 건네면서 바다를 완전히 건너기 전에는 이 자루를 절대로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아이올로스의 도움으로 고국을 향해 바닷길에 오릅니다. 가는 길은 더 없이 순조로웠지요. 풍랑도 없고, 태풍도 없습니다. 그렇게 고국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디세우스는 두고온 아내와 10여년만에 만날 자식들 생각을 하며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잠에 빠져듭니다.
병사들의 마음도 오디세우스와 같았습니다. 얼마나 보고 싶던 고국인가요, 그리운 가족들, 생각만해도 가슴이 뜀박질합니다. 그런 그들의 시야에 전리품이 가득 담긴 자루들이 들어옵니다. 이 전리품들을 나누어 받아 가족에게 달려갈 순간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섬에서 싸워 약탈한 전리품들을 꺼내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디세우스가 품에 안은 자루 하나가 보입니다. 그 안에는 아이올로스로부터 받은 전리품이 들어있습니다.
『왕의 전리품은 무엇일까?』
병사들이 궁금해하자 한 병사가 참지 못하고 그 전리품 자루를 풀고 맙니다. 왜 그들은 그 순간을 참지 못했을까요?

하지만 그 안에는 그들이 생각한 더 없는 화려한 전리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이올로스는 바다에 있는 모든 바람을 모아 그 자루에 담아 놓았던 것입니다. 자루가 열리는 순간 엄청난 바람이 몰려나왔고, 그 때문에 오디세우스 일행은 다시 아이올로스가 있는 섬으로 떠밀려 가고 말았습니다.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원인이었습니다. 아주 잠깐 그 마음을 참을 수 있었더라면 오디세우스 일행은 무사히 고국땅을 밟았을 터였습니다. 그 순간을 참지 못한 탓에 일행은 어처구니없는 고통 속으로 되돌아가고 맙니다.

오디세우스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아울러 이 의미를 절실히 깨닫기를 바랍니다. 욕심이 지나치면 엄청난 재난이 따른다는 깊은 의미를 늘 새겨 두었습면 합니다.
실패한 사람들일수록 욕심이 지나쳤는가를 살피고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도 그 욕심을 좀처럼 지우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욕심을 낳는 법이라지만, 그럴수록 다시 한번 생각하고 깨우쳐야 합니다. 허튼 욕심 때문에 고통을 껴안은 채 살아서는 안될 일이니까요.
마음을 비우면 가능합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욕심을 버린다는 의미이지요. 작은 것에 만족하고 기뻐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태어날 때 빈손으로 이 세상에 온 것처럼 돌아갈 때 역시 빈 손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 설산스님(백련자비원·사암연합회장)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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