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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9일 (목) 13:15 [제 836 호]
평창동계올림픽 후 개발특수 VS 자연훼손 몸살 앓는 강릉

700년된 송정 해송숲에 10층짜리 호텔 건축, 주민들은 난색
양양 낙산사 해안가도 고도제한 풀려, 우려속 개발 시동

△봄볕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강릉의 바다. 자연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인간에게 말없이 전하고 있다.
△최근 고도제한이 풀린 낙산사에서 바라본 해안가 전경
△700년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송정의 해송숲을 한 주민이 산책하고 있다.
△낙산사 의상대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한국의 여느 바다와 다른 강릉은 옥계항으로 시작해 심곡항, 정동진, 동명항, 안인, 염전을 지나 남항진, 안목해변, 송정, 강문까지 경포 호수와 이어지는 해변이 굽이굽이 절경을 이룬다.

경포를 지나면 사근진과 순긋, 순포, 사천, 하핑, 연곡, 영진해변까지 끝없는 해안도로가 주문진까지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릉은 요즘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크고 작은 몸살을 앓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천혜의 숲을 깎아 건설한 가리왕산의 스키장은 이미 3년째 강릉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그후로도 숙박시설 부족을 이유로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시작한 호텔과 팬션, 모텔들을 비롯해 지금도 해안가 곳곳에는 회색빛 시멘트가 끊임없이 신축 중임을 알리고 있다.

특히 경포대가 있는 강릉 송정동은 700년된 해송 숲 사이에 10층규모의 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숲 속 곳곳에 현수막을 내 걸고 이를 반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송정동은 동명조차 소나무와 연관돼 있다. 고려시대 충숙왕의 부마인 최문한이 강릉에 소나무 8그루를 심어 「8송정」이라 불리운데서 동명이 유례됐다. 해안길을 따라 군락을 이룬 소나무 숲은 넓이만 400미터 가까이 되는 강릉의 자연유산이다. 소나무의 수령도 90년에서 130년에 이르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숲으로 꼽히는 데다 안목해변부터 송정 강문, 사천, 연곡해변을 따라 분포된 해송은 장관을 이룬다.

이런 천혜의 자연 숲 속에 숙박시설 허가가 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올림픽이 원인이 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경포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현수막을 볼 때마다 심란하기만 하다. 한 주민은 『2015년 해송숲 지역이 도립공원 지정에서 해제되면서 올림픽 특수 숙박시설로 용도변경됐다』면서 『아까운 숲을 국가가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후 해송숲에 대규모 세인트 존스 호텔이 들어서면서 소나무 숲이 단절됐고, 서서히 소나무 숲이 줄어들었다. 2019년 다른 자본이 또다시 호텔조성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강릉시가 이를 불허했지만, 행정심판위원회가 건축 불허가처분취소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주민들이 이를 저지할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빠르면 1시간 반 만에 갈 수 있게 된 양양의 낙산사 역시 개발의 바람을 빗겨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낙산사 앞 해변가의 건축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인근에 저층규모의 상가들이 평당 3000만원을 호가하며 팔려나갔고 이 곳에 42층짜리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양양에서 40년넘게 살고 있는 한 주민은 『해변가 앞에 42층짜리 건물이 들어선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얼마전부터 낙산사 사찰 출입료를 받기 시작해 주민들이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도 한다.
낙산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본사인 신흥사(新興寺)의 말사로 해변에 위치한 특이한 구조를 갖춘 사찰로, 우리나라 3대 관음기도도량 중의 하나다. 낙산은 범어 보타락가(補陀落伽, Potalaka)의 준말로 관세음보살이 항상 머무르는 곳이라는 의미다. 671년(문무왕 11) 의상(義湘)이 창건했다.

고려초기에도 화재로 소실될 위기에 처했더니 2005년 다시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에 큰 화재를 입었다 복원됐고, 또다시 2015년 화재로 손실됐지만, 지금은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 곳의 주차장 부지는 소유주가 달라 낙산사에 들어가려면 주차비와 입장료를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난감함을 맞딱드리게 된다.

바다를 바라보고 선 낙산사 의상대 앞에는 청소년기에 배웠던 시인 조종현의 「의상대 해돋이」 가 돌에 각인돼 있다.
「천지 개벽이야, 눈이 번쩍 뜨인다.」
그 말이 맞다. 낙산은 천지 개벽이 이뤄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자연을 밀어내는 인간의 욕심이 하나둘 낙산을 변하게 만다는 중이다.

하지만 강릉으로부터 주문진 양양까지 이어지는 강원도의 해안은 개발특수와 경관훼손이라는 갈등속에 여전히 아름다운 봄바다를 눈부시게 빛내고 있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힘을 그렇게 발산하고 있는 듯 하다.


<글·옥현영 기자/사진·박미영>

ⓒ sdmnews 글·옥현영 기자/사진·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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